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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시러 MOS X 7세대
JIWON LEE, 2026
What if humans started changing their own blood to avoid mosquitoes... and that very choice made mosquitoes stronger?
인류를 가장 많이 죽인 주범은 모기다. 그 유구한 혐오의 역사 속에서, 인간 또한 끊임없이 모기를 박멸하고 죽여 왔다. 그러나 2022년 서울을 뒤덮었던 러브버그 사태가 증명하듯 인류가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에 급급해 문제를 미흡하게 덮어버릴 때마다 생태계 문제는 더 거대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2030년의 서울도 그 지독한 인과응보의 굴레 속에 있다.
지구 온난화로 서울의 모기는 3월부터 12월까지 더 거대하고 강력해진 집단으로 창궐한다. 잠깐 편의점에 다녀오는 순간에도 온몸이 물어뜯기는 시대. 끝없는 절망 속에서 인류는 환경을 바꾸는 대신 자기 자신을 바꾸는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다. 그 중심에 피하주입식 체내혈액 성분 조절 방역장치, 모기시러(MosX)가 있다. 2028년 출시된 1세대 알약은 혈액 내 화학 신호를 조절해 인간을 탐지 불가능한 존재로 은폐했다. 그러나 이듬해 변종 모기가 출현했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모기는 적응했고 모기시러 역시 필사적으로 업데이트되었다. 그리고 현재, 인류는 72시간마다 팔에 바늘을 꽂아 포뮬러를 주입해야 하는 7세대의 가혹한 형태로 연명하고 있다.
이 장치의 구독 중단은 곧 생태적 자살을 의미한다. 최근 생태학자들은 인류가 화학 신호를 차단할수록 모기가 신호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을 사냥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모기시러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그저 모기가 짜증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온갖 고통을 감수하며 7세대 바늘을 제 살에 꽂아야만 한다. 아직 8세대는 나오지 않았고, 짧은 혐오의 대가로 인간이 자신의 혈액을 일곱 번이나 바꾸는 동안 모기는 여전히 인간의 머리맡에 살아남아 있다. 불편함을 즉각적으로 지워버리려는 인간의 욕망과 기술의 개입이, 오히려 그 불편함을 더 정교하고 파괴적인 형태로 되돌려줄 때- 인류는 과연 이 악순환을 멈출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파멸적인 개입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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