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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 ZENDA
HYOJIN PARK, 2026
What if your aesthetic sense became a grade?
사회는 '취향 있는 삶'의 기준을 정하고 그 잣대에 맞춰 사람들을 평가한다. 감각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미감을 과시하고 싶어했고, 그런 사람들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계속되었다. 사회는 퍼스널 컬러, 플레이리스트, 자주 가는 카페와 같이 사람들을 분류하고 판단하기 쉬운 취향 지표에 더 집중하고 열광했다. 누가 누구보다 더 희소한 것을 먼저 발견했는지, 더 독창적인지, 더 일관된 미감을 가졌는지를 중요시 여기는 서열 문화는 ‘힙스터’라는 유행어, 퍼스널 컨설팅 산업, "미감 올리는 법" 등의 콘텐츠를 낳았다. 본인의 취향을 더 편하게 증명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미감을 어떻게 가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지 궁리했다.
각종 플랫폼을 기점으로, 취향을 수치화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학계에서는 AQ(Aesthetic Quotient) 개념이 제안되었고, 기업들은 취향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은 어떻게든 더 높은 미감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결국 공정성, 객관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2031년, AQ가 IQ·EQ처럼 공식 스펙으로 제도화되었다. 귀에 내장된 칩이 24시간 취향 데이터를 수집하고, 매일 아침 ZENDA BOOTH에서 오늘의 AQ 등급이 각인된 이표를 받아 귀에 달고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취향이 점수가 만들어진 뒤, 사람들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이표를 통해 1초 만에 판단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겼다. 소개팅할 때, 친구를 사귈 때, 회사에 지원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등급의 이표를 달고 있는지'이기 때문에 어떤 공간에 가도 등급이 비슷한 부류끼리 뭉쳐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더 나은 집단에 속하기 위해, 본인의 등급을 보여주기 위해 더 희소한 취향을 억지로라도 소비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개성을 욕망할수록 개성이 사라지는 역설 속에서, 타인의 시선에 의해 등급이 나뉘는 구조는 지금과 얼마나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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