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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one
HYOSEO LEE, 2025
What If You Can Wear Emotion?
만약에 감정을 입을수 있다면?
2030년대, 신경피부과학 (neuraldermatology) 기반의 나노 기술이 감정 표현 방식을 바꿔놓는다. 감정은 더 이상 말이나 표정으로만 드러나지 않는다. EMOTONE 이라는 감정 조절 나노 스킨케어가 출시되면서, 감정은 피부 위에 ’발라지는 것’, ‘입는 것’이 된다. 2034년, SNS 플랫폼 ‘웰라쥬’가 EMOTONE을 첫 공개하며 화제를 모은다. 웰라쥬는 이 제품을 “감정을 피부에 구현하는 시대의 새로운 뷰티 포맷”이라 소개한다. 이제 사람들은 매일 아침, 기분에 따라 혹은 사회적 기대에 맞춰, 감정 톤이 적힌 제품을 고르고 바른다. “오늘은 어떤 감정을 입을까?”라는 말은 이제 평범한 인사처럼 들린다. EMOTONE의 나노 로션은 얼굴의 미세한 근육 움직임과 피부 전도도를 감지하여 뇌에 피드백 신호를 보내고, 이를 통해 감정 표현을 미세하게 조절한다. 감정 표현은 선택이 아닌, ‘톤을 맞추는 것’이 된 사회, 감정은 더 이상 숨기는 것이 아니다. 이 사회에서는 감정이 곧 피부 위에 드러난다.
아라는 장례식 초대장을 받고 봉투를 연다. 검은 카드 위에는 고인의 이름보다 먼저 이렇게 적혀 있다: “Emotion Code Required: Mourning Mist” 입장을 위해 권장 감정 톤을 맞춰야 한다는 안내가 덧붙어 있다.
아라는 EMOTONE 제품군 중 ‘우아한 슬픔’ 라벨이 붙은 나노 스킨케어를 선택한다. 바르자마자 눈가에 은은한 푸른빛이 돌고, 표정은 조용히 슬픔으로 정돈된다. 감정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 된다. 장례식장엔 모두가 같은 블루 톤을 얼굴에 띠고 있다. 감정 표현은 이제 경험이 아니라 규범이다. 울음은 없다. 있지만, 연출된 눈빛만이 있다. 중간에 한 사용자의 얼굴에서 EMOTONE이 붉게 번쩍이자, 주변이 잠시 조용해진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향하고, 감정은 곧 안정화된다. 아라는 마지막 순간 ‘눈물 베일’을 덧입힌다. 빛은 흐르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참석자들은 말한다. “정말 슬퍼 보였어.” “그 장면, 잊기 힘들더라.” “근데… 진짜 감정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