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of each work are owned by each student.
GELOTTO 유전자 편집 복권
YEONWOO JI, 2025
What if winning the geneticlottery meant your child had towear a gene-editing device forthe next 20 years?
만약에 당신의 아이가 운 좋게 복권에당첨된 그 순간부터 20년간 유전자 편집 기계를 몸에 달고 살아야 한다면?
2050년대의 대한민국은 더 이상 과거의 평등한 미래를 꿈꾸지 않습니다. 사회는 우월한 유전자를 갖춘 존재를 공개적으로 선망하며, 개인의 운명과 사회적 위상은 출생 직후 지급받는 국가 유전자 복권, GELOTTO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 시스템은 국가유전자사업단(GENETIC AUTHORITY of KOREA, GAK)의 주도로 운영되며, 국민 모두가 ‘공정한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 불평등을 내면화한 세상입니다. 출산 직후 산후조리원에서는 신생아 한 명당 1장의 GELOTTO 복권이 자동 발급되며, 매년 단 한 명의 아기만 이 당첨자로 선발됩니다.
2052년, 당첨자는 이름부터 맑고 고운 ‘세온이’. 대한민국 정부가 설계한 이상적인 유전자 프로필에 가장 근접한 아기로 기록됩니다. 키 178cm, 시력 2.0, 신체 체모량 0, 평균 지능지수 예측 156. 이 모든 수치는 아직 말을 떼지 못한 유아에게 주어진 미래의 확정치입니다. 사회는 이 아이를 ‘선택받은 존재’로 칭송하며, 부모는 미디어의 인터뷰 요청과 정부 기관의 환대 속에서 아이를 둘러싼 전례 없는 주목을 받습니다. 하지만 세온이는 ‘개인 유전자 편집 기기’를 신체에 착용한 채 살아가야 합니다. 이 장치는 몸에 일체형으로 연결되며, 전기천공 방식을 통해 유전 정 보를 세포핵에 주입하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삶은 그 순간부터 20년에 걸친 지속적 개입의 궤도에 올라섭니다. 기기는 매 30분마다 자동으로 작동하여, 5분간 고주파 전기 펄스를 몸에 흘려보냅니다. 그 안에는 선별된 유전자 조각들이 탑재되어 있으며, 아이의 피부 아래, 세포 단 위에서 미래의 모습이 정밀하게 새겨집니다.
무엇보다도 이 장치는, 최초 작동 시 보호자의 직접 승인이 필요합니다. 이 순간은 TV 생중계로도 방송되며, 한 국가가 한 가족에게 기대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의식이 됩니다. 버튼 하나, 그 단순한 기계적 행위는 곧 아이의 본질을 다시 쓰는 상징적인 행동입니다. 부모는 떨리는 손으로 기기 옆면의 ‘AUTH START’를 누르며, 자녀의 정체성에 대한 결정권을 법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떠안게 됩니다. 유전자 편집은 단발성 개입이 아닙니다. 세온이의 장치는 24시간 신체에 밀착된 웨어러블 장비로 설계되어 있으며, 목 뒤, 팔 안쪽, 배 부분 등에는 지속적으로 DNA 코드가 주입될 수 있도록 전극 패드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은 물리적 통증은 없지만, 일정한 전기 진동으로 인해 아이는 기 기 작동 시마다 가볍게 몸을 움찔하게 됩니다. 또래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시간에도, 그녀는 기기 작동에 맞춰 움직임을 멈추고 전기 전송 을 받아야 합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세온이는 하루 48회의 유전자 전송 과정을 몸으로 익히며 살아갑니다. 사회는 그녀를 부러워하면서도 동시에 경계합니다. “불공정하다”는 비난은 이내 “부모가 선택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냉정한 여론으로 뒤덮이 고, 언론은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이 필요한 시대”라는 논조로 유전자 편집의 도덕적 질문을 회피합니다. 세온이는 아직 자기가 무엇을 잃 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가 자라나며 스스로의 몸에 묶인 기기를 자각하기 시작할 무렵, 그리고 다른 아이들에겐 없는 침묵의 시간을 자신 의 삶에서 느끼게 되는 날, 이 모든 기술적 개입은 단순한 생물학적 조정이 아닌, 정체성과 자유 의지의 침식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GELOTTO는 더 나은 유전자를 약속했지만, 누구도 그것이 더 나은 인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Link to video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