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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Fossil
GYU WON LEE, 2026
What if death became part of the trend industry?
과거의 장례문화는 육체를 보존하거나 고인을 추모하는 데 집중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산업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사진, 영상, SNS 게시물, 위치 기록, 소비 내역, 건강 데이터, AI 대화 기록까지 자신의 삶 전체를 데이터로 남기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보험 상품과 상조 서비스가 등장한다. 사람들은 생전에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특정 기업에 상속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고인의 삶은 시대의 유행이 퇴적된 지층처럼 하나의 Fossil 안에 보존된다. 유족들은 Fossil을 열어 각 층을 탐색할 수 있다. 특정 층을 움직이면 AI가 수많은 기록 속에서 선택한 대표 장면이 재생된다. 이는 실제 사진이나 영상이 아니라 AI가 "이 사람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판단한 기억의 단면이다.
어떤 Fossil은 더 화려하고, 어떤 Fossil은 더 많은 사람들이 열람한다.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남긴 데이터를 소비하기 시작한다. 결국 살아있는 사람들도 자신의 Fossil을 의식한다. 그들은 경험하기 위해 살아가지 않는다. 기록하기 위해 살아간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Fossil을 남기기 위해서. 추모를 위해 만들어진 기술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로 하여금 죽음 이후를 최적화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수많은 Fossil이 전시된 납골당에서 사람들은 이상한 사실을 발견한다. 많은 사람의 Fossil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았다고 믿었지만, 결국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같은 유행을 소비하며 살아왔다.
Memory Fossil은 한 시대의 사람들이 무엇을 기록했고, 무엇을 과시했으며, 무엇을 가치 있다고 믿었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적 화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