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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dy
DAEUN JUNG, 2026
What if your ideal match was synchronized in your dreams?
우리는 시간이 걸리는 모든 것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하고자 한다. 과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던 연락, 이동, 하물며 문화 향유까지, 우리는 전파통신, 교통수단, 배속을 통해 전부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빠르게 하다’, 배속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우린 어디까지 빠르게 할 수 있고 하고 싶어할까?
앞서 말한 것들은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도 빠르게 하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당연하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여겨진 것들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느끼기에 당연히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 것마저도 빠르게 하려는 흐름이 생긴다면? 오랜 시간이 걸려야만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사랑? 사랑을 빠르게 할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완벽한 사랑을 빠르게 찾고 싶어하는 걸지도 모른다. 사주와 타로, MBTI 궁합은 왜 보는 걸까?
오늘날 평소 관심 없던 사람도 꿈에 한 번 나오면 괜히 신경 쓰이고 사랑에 빠지는 인지적 현상은 이미 익숙하다. 2045년 서울, 이 낭만적인 심리를 이용해 매칭된 상대의 무의식을 뇌파로 주입해 사랑을 사전 로딩하는 ‘R.E.M.edy’가 보편화된다. 성수의 카페, 어젯밤 서로의 꿈속에서 데이트를 즐긴 30대 남녀가 마주 앉는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이미 수년간 연애한 듯한 기시감과 강렬한 설렘이 0초 만에 스파크를 일으킨다. 기술이 설계한 잠재의식의 마법 속에서, 이들은 완벽하고도 낭만적인 인공적 운명을 맞이한다. “우리, 본 적 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