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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ding Regulation Project
YEEUN MOON, 2024
만약에 결혼 준비 비용과 절차를 정부가 규제한다면?
2024년, 결혼 준비라고 불리는 스드메와 예식, 신혼집 등을 포함한 비용이 평균 3억을 웃돌며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부담스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웨딩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웨딩플레이션’이라는 개념이 생기며 결혼 준비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 다수의 젊은 커플들은 이와 같이 치솟는 결혼 준비 비용을 부담스러워하지만, 인생에 한 번뿐인 이벤트라는 명목으로 ‘성대한 결혼식’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2030년, 결혼식에 드는 평균 비용이 인당 5억에 육박하여 ‘결혼식’은 소득 수준이 높고 안정적인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 정부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030 세대의 청년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년간의 입법 절차를 거친 후 2035년 1월 1일, 결혼준비법을 제정하여 결혼 준비 비용을 인당 천만 원 이하로 제한하였고, 결혼으로 인한 차이를 최소화하고자 혼수용품의 품목도 한정하였다.
취업을 하자마자 너무 이른 게 아니냐는 주변의 반응 속에서 A씨와 B씨는 두 달 동안 결혼 준비를 한다. 정부에서 출시한 앱으로 결혼 타입을 테스트하고 그들에게 커스터마이징된 결혼을 준비하였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배송된 결혼 키트를 열고 동봉되어 있는 결혼서약서의 QR을 스마트폰으로 인식시킨 이 커플은 각자의 엄지를 화면에 올리며 법적으로 부부가 된다. 결혼식에서는 서로를 위해 준비한 키트 속 넥타이와 티아라를 나누어 가진다. 짧은 결혼식 후 많지 않은 하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신혼여행을 떠남으로 이들은 완전한 부부가 된다. 이 결혼 준비에 든 비용은 총 이천만 원이다.
2035년 5월, 오늘도 유명 결혼 컨설팅 업체가 부도가 났다는 새로운 뉴스가 보도되었다. 해당 기업이 공기업화를 반대하며 암암리에 민영기업으로 운영하다 국가 감사에 걸렸다는 내용이다. 결혼 한 건에 이천만 원밖에 수익이 나지 않는 이 구조에 굴복한 A기업은 가장 빠르게 공기업화를 받아 들이고 새로운 결혼식 문화에 앞장섰다는 명목으로 국가에서 모범 기업 표창을 받고 어마어마한 지원금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경쟁 업체들은 새로 출시된 결혼 키트의 디자인을 더 다양화하기 위해 주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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